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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돌
    짜허의건축 2020. 9. 1. 00:18

     

     

    벽돌

     

    학교 건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빨간색 벽돌으로 지어진 '학교'모양의 각진 덩어리다.

    그 덩어리를 가장 학교같이 보이게 하는 것은 적벽돌과 회색 줄눈의 조합이 아닐까 싶다.

    비단 우리나라의 학교 건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재료가 벽돌이다. 19세기 철근콘크리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조적식 구조를 책임지는 재료였는데, 건축재료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구조재로써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구조재로써의 수명은 다했다고 해도, 벽돌은 그 나름의 감성과 느낌으로 아직도 매력적인 재료로써 사용되고 있다.

     

    분당 늘푸른중학교

     


    구조재 : 건축물의 하중을 견디고 지지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 부재

    마감재 : 하중을 받지 않는 부재로, 구조재를 감싸거나 치장하는 역할을 한다


    공간사옥 전경

     

     

     

     과거에는 공간디자인그룹의 사옥으로, 현재는 현대미술관의 아라리오 뮤지엄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흔히 '공간사옥'으로 불린다.

    1971년 흑색 전벽돌로 공간사옥 구관이 지어졌고, 6년 뒤인 1977년에 같은 재료를 사용한 신관이 지어졌다. 위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이 두개의 건물을 구 사옥(벽돌사옥)이라 부른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1997년 지어진 신 사옥으로, 김수근 건축가의 구 사옥과 외면적으로는 상당히 다르다(벽돌이 주제이니 패스). 가운데에 있는 한옥 건물 개축을 마지막으로 공간 Complex가 완성되었다.

    구 사옥은 상당히 좁은 면적에 지어져 내부가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스킵플로어(반층)의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좁은 공간 안에 사무실, 회의실, 리셉션 등을 모두 넣으려다 보니 실제로 업무를 하기에는 불편할 수 도 있었겠다는 느낌이 든다.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마감도 벽돌로 되어있는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실내벽돌마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방문해볼 만 하다.

     

     

    구 사옥 내 스킵 플로어 및 집무실 공간

     


    신축 : 건축물이 없는 대지에 새로 건축물을 축조하는 것. 부속건축물만 있는 대지에 주 건축물을 만드는 것도 포함

    증축 : 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에서 건축물의 건축면적, 연면적, 층수, 높이를 늘리는 것

    개축 :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거하고 같은 대지에 이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

    재축 : 천재지변이나 기타 재해로 건축물이 별실된 경우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이전의 규모 이하 혹은 초과 시 해당 동수, 층수 및 높이가 건축법 또는 건축조례에 적합할 것)

    대수선 : 건축물의 기둥, 보, 내력벽, 주계단 등의 구조나 형태를 수선, 변경하거나 증설하는 것

     

    리모델링 : 기존 건물의 구조체는 유지한 채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거나 증축, 개축, 대수선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 경제적

    재건축 : 기존 대지에 새롭게 건축하는 것

    재개발 :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새로 정비하고 건축하여 주거환경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공공사업


     

     

     

    ABC 사옥 / 와이즈아키텍처 설계 (출처 : 와이즈아키텍처)

     

     

     흑색 전벽돌을 잘 사용한 또 하나의 사례로 역삼동의 ABC 사옥이 있다. 정면 파사드 사진을 보면 전체 입면에서 우측 하단 삼각형 부분은 빈틈없이 쌓아 일반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좌측 상단 삼각형 부분은 영롱쌓기의 형태를 취해 개방감을 느끼게 하며 햇빛을 벽의 내부로 받아들인다. 저러한 모양은 건물 외벽 밖의 외벽을 계단과 동일한 흐름을 갖게 하여 표면적으로 사람의 이동경로를 볼 수 있게 해주며,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벽돌 사이의 공간을 통해 외부를 조망하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다시 흑색 전벽돌벽에 무늬를 만들어내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벽돌은 점토 벽돌, 1,200도에서 구워진 점토 벽돌을 900도에서 한번 더 구워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전벽돌)

     

     

    ABC 사옥 / 와이즈아키텍처 설계 (출처 : 와이즈아키텍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벽돌인 적벽돌로 이루어진 대표 건물로 성수연방과 대림창고를 보자.

    두 건물 모두 성수에 위치하며, 성수연방은 서점, 햄 전문점, 카페 등이 입점한 복합문화공간이고 대림창고는 정미소,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카페로 리모델링한 건축물이다. 두 곳은 성수의 랜드마크이며, 같은 적벽돌을 사용하였지만 방문자의 경험은 완전히 다른 곳이기도 하다. 우선 성수연방은 공장을 리모델링 한 것인데, ㄷ자로 생긴 건축물 가운데 파빌리온을 설치하여 방문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그 주변으로 깔끔하게 단장한 상점들과 파라솔, 바닥에 의도적으로 깔린 쇄석들을 통해 새로운 곳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내부도 심플한 마감과 트렌디한 업종의 입주로 소위 '요즘 핫한 건물' 이라는 점을 어필한다. 벽돌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내부는 새롭게 하여 이질적인 신선함이 돋보이는 곳이다.

    반면, 대림창고는 대문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정제되지 않은 러프한 느낌을 풍긴다. 문을 열고 7m 가량의 높이를 가진 첫번째 홀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서 한 바퀴를 돌아도 깔끔하거나 심플하다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다만 천장의 노출된 철제 골조들과 벽면의 깨진 벽돌들, 그리고 플라스틱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과 식물들, 나무 테이블이 썩 잘 어울린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이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강조하며 오래된 것 특유의 안정감을 전한다. 최대한 많은 것을 남겨 예전을 그대로 떠올릴 수도 있을 듯 한 곳이다(단, 화장실은 굉장히 깔끔하다). 적벽돌은 이렇듯 향수를 일으킴과 동시에 정제되지 않은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새롭게 혹은 이어서 사용 가능한 수단이다. 

     

     

     

    성수연방 입구 / 벽돌을 이용한 키맵 형식의 안내도

     

     

    대림창고 입구

     

     


    이 외에도 참고할 만한 곳으로 파주의 뮤엠사옥이 있다. 흑색 전벽돌과 파벽돌을 사용했고, 벽돌외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형태를 파사드에 적용했다. 흡입력이 있는 입구를 만들었는데, 파주가 아닌 수도권에서는 행인들의 눈길을 잡아끌만 한 입구이다.

     

     

    뮤엠사옥 / 와이즈아키텍처 설계
    뮤엠사옥 / 와이즈아키텍처 설계


     

     

     

     

     벽돌은 상당히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강도가 높다. 물론 압축력에 대한 강도이지, 인장력에 대해서는 형편없다(벽돌은 재료의 특성 상 조적식으로 사용하는데, 벽돌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얇은 모르타르 줄눈밖에 없기 때문에, 거의 그럴일은 없지만, 벽돌만 단독 벽체로 시공할 경우 세게 밀거나 차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점토만 가지고 굽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고 재료 내부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자체 단열성능도 좋은 편이다. 이러한 친환경적인 성격 때문에 해외에서는 다시 주목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다룬 벽돌은 모두 점토벽돌이고, 이 외에도 시멘트 벽돌, ALC 블록(명칭은 블록이지만 구멍이 뜷려있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ALC 벽돌로 불러도 무방하다고 본다) 등등이 있고 시멘트 벽돌은 아직도 구조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ALC 블록은 친환경적이며 단열성능이 우수해 유럽 등에서 주택건축자재로 인기가 많지만 우리나라의 편차가 큰 계절 때문에 심각한 곰팡이 문제가 생겨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다. 특히 ALC 블록의 경우 정말 많은 장점이 있는 재료인데(경량성, 내화성, 단열성, 가공성 등) 습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건축물은 재료 없이 지어질 수 없다. 모든 재료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각기 다른 물성을 지닌다. 건물의 위치, 내부 구성, 일조량 등등 하나의 건물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많고 모두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가장 가깝게 느끼고 와닿는 요소는 재료이다.

    기술은 재료를 변화시키고 있다. 각 재료의 물성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적용되거나 처리과정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성질을 가지는 재료로 재탄생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를 설계/시공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이해해야 할 목표로 인식하고 온전히 재료를 받아들여보려는 노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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